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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시
[창조의 불꽃으로] 2012/01/26 03:18

2천년대 초반 지리산도량에서 별난 체험을 했었다. 갑자기 온몸이 진동하기 시작하더니 겉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기존 호흡수련 등에서 초보자가 체험하는 명현현상의 수준과는 차원이 달랐다. 울음을 억제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울음은 통곡이 되었다. 꺽꺽대는 통곡이 더욱 격렬해지며 트랜스된 의식상태였는데 내 안에서 검은 매연같은 것이 나오기 시작했다. 점점 더 거세게 뿜어져 나왔다. 통곡은 내 안의 검은 매연덩어리들을 녹이며 정신없이 분출시켰다.

내 안의 검은 매연덩어리들은 바로 나의 정체성이었다. 이것들은 내가 정의라고 여기고 진리라고 여기며 생명처럼 끌어안고 있던 것들이었다. 바로 내가 분출되고 있는 것이었다. 내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데도 나는 제어할 수 없었다.

내 안의 거대한 검은 매연덩어리들이 녹아서 분출되어질 때의 상실감이란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다. 한참을 통곡하며 토해내던 매연의 남은 기운들을 온몸 세포 하나하나에서까지 완전히 빼내는 과정이 느껴지면서는 완전히 포기상태가 되었다.

온몸의 세포가 완전히 바뀌고 새로운 영체가 안정될 때까지는 수시간이 소요되었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더 지속되었다. 지켜보던 일행들이 의식되기 시작했다. 나라고 여겼던 내가 의식되지 않아서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이후로는 보이는 사물이나 보이지 않는 기운들을 생각하는게 아니라 그냥 느꼈다. 의식되지 않는 상태에서 몸이 저절로 반응하기 시작했다. 보고싶은 것 알고싶은 것을 마음만 정하면 느껴졌다. 이러한 과정은 소위 말하는 영적개통이다.

영적개통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고 에너지의 강도 역시 천차만별이다. 이러한 체험은 별나게 진행될 수도 있고 의식되지 않는 가운데 진행될 수도 있다. 다양한 형태의 체험이 코스밟듯 진행되기도 한다. 한 종류가 수 년씩 진행되기도 한다.

큰 차원의 체험을 하게 되면 의식되지 않았던 체험이 과거 어느 시점에서 진행되었던가도 깨닫게 된다. 이렇게 보면 일생의 전 과정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각인의 영적체험은 인생에서 무언가를 선택할 때마다 영향을 끼친다.

어떤 신비한 영적능력이 생겼다해도 지속되는건 아니다. 자신이 선택한 어느 과정에서 잊혀지기도 하고 다른 새로운 체험과 능력에 의해 대치되기도 한다. 이러한 영적에너지를 특화시킨 정체성의 의식체가 접속되는게 소위 말하는 신기다.

신기와 무당은 뗄레야 뗄 수가 없는 것이지만 신기가 있다고 일반 직업 무당을 떠올릴 필요는 없다. 신들린 글솜씨, 신들린 장인의 작품, 신들린 양궁선수처럼 자기 분야에서 차원을 달리하는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신기의 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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